노인은 혼자 썰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어차피 그 시간이라는게 자네가 정해놓은 시간이니까. 시간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잖아." 젊은이가 말 없이 노인을 쳐다봤다. "바다는 왜 가려고 하는지도 잘 생각해보게. 그냥 물만 있는 곳이라면 강도 괜찮지 않나? 꼭 바다여야할 이유도 없으니까" 멀리서 고급 승용차 한 대가 오고 있었다. "아까 버스에서 우연히 자네가 전화기로 뭘 하는지 좀 봤네만,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네. 벌써 죽으러 바다로 가기엔 아깝지 않은가?" 젊은이는 눈물을 한방울 떨구며 말했다. "어르신. 저는 지금 인생이 제 마음대로 풀리지 않아 자살을 하러 바다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지금 어르신이 한 말들을 다 듣고나니 답답하지만 인생이 원래 이런 것인가 싶습니다." 고급 승용차는 노인 앞에서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