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걸기 위해 열쇠를 돌리는 동작 정도로 열광하기에 우린 너무 대단한 작품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이를태면 그랜라간이라던지, 그랜라간, 혹은 그랜라간 같은 것 말이죠...)
하지만 이런 점까지 모두 고려해도 모든 욕이란 욕을 다 잡숫는 존재가 있었으니...
여주인공 되시겠습니다.
이 건 여주인공의 미모를 떠나서 역할을 잘못 이해했거나, 감독이 어쩔 줄을 몰랐거나, 뭐 이런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역할 자체가 매력이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보통 로보트물에 어울리는 여주인공에 관한 클리셰는 나약해진 남주인공을 각성시키는 역할을 하거나(아스카?), 아니면 남주인공을 압도하는 실력으로 남주인공을 각성시키는 역할을 하거나(레이?), 아니면 남주인공에게 없는 지혜를 주든지, 이도저도 아니면 납치를 당해서(!) 남주인공을 향한 떡밥이 된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저런게 잘 먹히기 때문이죠. 그런데 퍼시픽 림의 여주인공은 어느 것 하나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건 여주인공의 문제보다는 남주인공이 너무 심심한 인물로 나와서 그런 경향이 큽니다.
얘는 자기 형을 잃고도 무엇하나 심리적, 신체적 시련을 겪지 않아요. 멘탈이 금강불괴에요.
남주인공이 이렇게 심심하니 여주인공도 갈피를 못잡고, 결과적으로 퍼시픽 림이 모두 얘 때문에 이상하다는 오명 아닌 오명을 쓰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감독이 남주인공 캐릭터를 이상하게 잡은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트랜스포머는 이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건 그냥 로보트가 인격체였고, 탑승을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트랜스포머는 퍼시픽 림의 액션신을 보고 각잡고 반성해야 될 것 같습니다.
트랜스포머보다 결코 오브젝트나 파티클 수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퍼시픽 림의 액션신은 눈에 잘 들어오고, 시원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퍼시픽 림2가 나올지 안나올지는 모르겠지만(아무래도 나오겠죠?), 로보트 영화, 거대괴수 영화에 대한 헐리우드의 또 다른 장을 열었다는데 의미가 있는 영화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