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스틸이 어떻게 나왔는지부터 알아봅시다.
이 영화의 뿌리 슈퍼맨 시리즈를 잠깐 살펴봅시다.
영원한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가 맡았던 시리즈가 총 4부작입니다.
4부를 끝으로 슈퍼맨 시리즈는 꽤나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
4가 되면서 뭔가 괴작이 되면서(흑흑) 슈퍼맨 시리즈는 막을 내립니다.
그 후로 오랬동안 영화 팬들은 슈퍼맨 시리즈의 부활을 바랬는데...
그 열망을 브라이언 싱어가 이뤄냅니다...만...
그 결과물이...
...그렇습니다...
역시나 괴작...
'수퍼맨 리턴즈' 입니다.
원래 브라이언 싱어 양반은 엑스 맨 트릴로지를 싼 값(!)에 캐스팅한 배우들로 잘 만들고 있었습니다.
(희한하게 배우들이 다른 영화들에서 대박을 터뜨립니다)
엑스맨 1 ~ 2 까지는 정말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뺨 칠 정도의 퀄리티를 뿜어냅니다.
배우들 면면도 보면 알겠지만 지금 저 배우들을 다시 모으려면 돈이 얼마가 들지 상상도 안되네요.
그런데... 이 때 슈퍼맨 시리즈가 다시 제작이 되고...
브라이언 싱어가 슈퍼맨을 만들겠다고 트릴로지의 마무리를 걷어 차버리고 떠나버립니다.
그 결과 엑스맨 3 도 망테크...
슈퍼맨 리턴즈는 리턴즈대로 망테크...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평까지 듣는 영화가 됩니다(흑흑)
그리고 엑스맨에 미련이 남았던지 브라이언 싱어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제작자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퍼스트 클래스 속편은 감독으로 다시 컴백합니다.
(아마 3편 완성 못시킨게 엄청나게 아쉬웠겠죠... 근데 이거 주연이 또 울버린 ㅠㅠ)
무슨 슈퍼맨 이야기에 엑스맨 이야기만 도배가 됐네요. 이게 다 브라이언 싱어 양반 때문입니다.
자, 여튼 다시 슈퍼맨 리턴즈로 돌아와서...
영화의 평가가 나빴던 건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만 몇 가지를 꽂아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악당이 너무 약하다.
- 슈퍼맨이 나약해 보인다.
- 로이스가 슈퍼맨의 아이를 낳다니!!!
였죠.
먼저 렉스 루터로 나온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 자체는 나무랄데가 없었는데, 아무래도 슈퍼맨 시리즈를 십수년 기다려온 팬들을 만족시키기엔 너무 약한 면이 있었습니다. 물론 오랬동안 슈퍼맨의 숙적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호쾌한 액션을 바라볼 수는 없었죠.
▲ "이 돌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크립톤 나이트 하나로만 슈퍼맨을 괴롭히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맥이 빠지는 건 사실입니다.
아예 더 악랄해지든지 해야될 것 같긴 했는데...
그 다음. 슈퍼맨이 약해보인다는 건 개인적으로 동의하기는 힘든데... 이 것도 앞에 대적할만한 악당이 없는 것과 궤를 같이 하는게 아닌가 개인적으론 생각합니다.
뭐 신나게 두들겨 팰 애가 있어야 미쳐 날뛰죠.
저 렉스 루터 형님을 팼다간 인간미 없어 보이는 놈이 되었겠죠.
으... 로이스가 낳은 애기는... 으... ㅠㅠ 더 이상은 네이버...
아예 후속편은 내 놓지 않겠다는 선전포고처럼 들렸습니다.
▲ "아저씨. 우린 예전에 끝났어요. 돈 때문에 하는 거지..."
그래도 수퍼맨 리턴즈가 잘한 점이 하나 있다면 존 윌리암스의 클래식 테마곡을 썼다는데 있겠네요.
뭔가 슈퍼맨의 정통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했다고나 할까요...
이리하여 가열차게 슈퍼맨을 말아먹고 다시 '리붓' 한 슈퍼맨 시리즈를 만들기로 하는데, 제작에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의 크리스토퍼 놀란에 감독에 300의 잭 스나이더를 투입합니다.
(그래서 자꾸 놀란과 져스티스 리그가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말이 나돕니다. 개인적으론 저스티스 리그 만들기 전에 007부터 찍을 것 같긴 하지만...)
그럼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맨 오브 스틸 이야기.
▲ 오래 기다렸쉬마
맨 오브 스틸을 보고나서 받은 느낌은 이렇습니다.
- 수퍼맨 리턴즈를 재평가 해야되는 것은 아닌가...
- 슈퍼맨을 만들어 달랬더니 드래곤볼을 만들어 놨구나...
- 으아아아! 이건 슈퍼맨이 아니야!!! ㅠㅠ
정도겠네요.
잭 스나이더가 액션 잘 찍는줄 알겠고, 놀란이 영웅의 내적갈등에 큰 관심이 있는 건 알겠는데 이건 짬뽕이 되다가 말았고 이도 저도 아닌 정말 또 하나의 괴작이 되고 만 것 같습니다.
영화 자체가 크게 이상한 건 아닙니다.
다만 놀란 제작, 잭 스나이더 감독이라면 뭔가 더 좋은 슈퍼맨을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뭔가 좀 아쉬움이 남는다랄까...
기대에 비하면 좀 실망스러운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 번은 볼 만 합니다)
우선 수퍼맨 리턴즈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던 약한 악당은 쏙 들어갈만합니다.
(쎄도 너무 쎄요)
300의 잭 스나이더 답게 액션 시퀀스는 화려하다 못해 저래도 사람들이 슈퍼맨을 정의의 수호자로 여기나 할 정도로 호쾌합니다.
(미국인들은 마음도 좋아요)
액션도 괜찮고, 내러티브도 뭔가 허술하긴 하지만(뭐 캐빈 코스트너가 그야말로 '개죽음' 당하는 건 한국인이라 이해가 안가는진 잘 모르겠지만...) 괜찮습니다.
다만... ㅠㅠ
이건 기대하던 슈퍼맨이 아닙니다.
슈퍼맨은 칼 엘이나 슈퍼맨이 주인공이 아니라 클락 켄트가 주인공이고, 메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영화 마무리에 클락 켄트가 드디어 탄생하는 장면이 있긴 했는데...
그렇다면 로이스가 정체를 몰라야 됩니다.
정체를 모두 아는 슈퍼맨이 무슨 슈퍼맨인지 ㅠㅠ
(근데 사실 안경 하나로 신분세탁을 하는게 더 신기하긴 합니다만...)
모름지기 대중문화라면 뻔한 레퍼토리로 대중들의 카타르시스도 자극해줘야 되니까요.
▲ 이를태면 이런 거?
아마 맨 오브 스틸2가 만들어진다면(...보고 나니까 만들어질까 걱정이 되네요...), 로이스의 기억을 지워버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놀란 스타일이라면 1탄에서 파격으로 간 다음 2탄에 정점을 찍고... 3탄에서... 쿨럭... 3탄 잘 찍겠죠...
...여튼 그런 식이니까요.
클락이 슈퍼맨으로서가 아니라 클락으로서 로이스와 로맨스에 빠지는게 이 시리즈의 진정한 러브라인 아니겠습니까. ㅠㅠ 엉엉... 젭알...
아... 한스 짐머 횽도 OST 참여했는데 하기 싫다고 하기 싫다고 하다가 결국 했다고 합니다.
근데 진짜 기억이 안나요.
다크나이트 때는 대단했는데 존 윌리엄스의 슈퍼맨은 더 대단했나봅니다.
케빈 코스트너의 말대로 세상이 (새로운) 슈퍼맨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