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
오늘은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가끔가다가 언론에서도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는 이야긴데 '천황(天皇)'으로 쓰는게 맞을까, '일왕(日王)'이라고 쓰는 것이 맞을까?

많은 사람들이 '일왕'이라는 표현을 써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난 반댈세. -ㅅ-

흥분하지말고 천천히 생각해보자.

왜 '천황'은 거부하고 '일왕'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말 뜻 때문일 것이다.
'천황'은 하늘 천, 임금 황자를 쓰는데 말그대로 하늘에서 내린 임금이라는 뜻이다.
일본과는 한자문화권이라서 일본어로 '텐노'라고 읽더라도 한자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뜻이 그대로 전해질 수 있다.
일본과는 안그래도 감정이 좋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천황'이라는 뜻이 뻔히 보이는데 쓰는데 반감이 없을 수 없다. 그래서... '천황'보다는 '일왕'이라고 쓰자... 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 같다.

그런데, 언뜻 합리적이게 보이는 이 단어 선택은 경우에 맞지 않는 듯 하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국가원수는 모두들 알다시피 대통령(大統領)이다.
한자를 풀어보면 클 대, 거느릴 통, 거느릴 령 이다.
역시 뜻 그대로다. 크게 거느린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대통령,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대통령이라고 쓴다.
그렇다고해서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까지 크게 다스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총리(總理)라는 직위가 있다. 거느릴 총, 다스를 리 자를 쓴다.
거느리고 다스린다는 뜻이다.
영국의 prime minister를 총리라고 번역하고, 일본의 총리대신(總理大臣)도 총리라고 간편하게 줄여서 표기한다.
그렇다고해서 영국 총리나 일본 총리가 우리나라를 거느리고 다스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 국가 원수를 주석(主席)이라고 쓴다. 주인 주, 자리 석 이다.
저렇게 쓴다고 해서 중국 주석을 우리나라 주인자리라고 여기지도 않는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리나라 국방을 책임진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한자문화권이 아닌 나라의 국가 직위는 알맞은 한자로 번역해서 표현한다.
한자문화권이라면 독음만 우리나라식으로 해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뜻은 자기네 나라에서 어떻게 쓰든 우리나라까지 확장해서 해석하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천황'에 대해서만은 뜻도 가져와 해석하려고 한다.
'천황'이라는 단어의 역사까지 파고들어 애써 써서는 안되는 말이라고도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우리는 일본의 침략도 받은 적이 있지만, 중국과 한국전쟁 때 무력으로 충돌한 적도 있다.
북한과는 지금도 대치 중이다. 그럼에도 중국과 북한의 호칭은 그대로 인정하면서 일본의 '천황'만 문제삼는다.

그럴 필요 없다. '천황'은 그저 말 그대로 그냥 '천황'이라는 이름일 뿐 우리가 굳이 하늘이 내린 임금이라고 해석까지 친절하게 해 줄 필요가 없다.

그저 일본 천황 이라고 국가와 호칭만 붙여서 표현하면 된다.
중국 주석, 북한 국방위원장, 일본 총리와 같이 그냥 일본 천황 이라고만 부르면 그만이다.
일본에서만 하늘에서 내린 임금일 뿐이니까. 북한의 국방을 책임지고, 중국의 주인되는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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