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8

세차

한국을 돌아오니 스퐁이가 어찌나 더러워져 있던지, 씻기고, 와이퍼를 갈아주고, 예비 워셔액도 사서 넣고, 방향제까지 하나 까서 투척했다. 이것저것 볼일을 좀 본 뒤에 차에서 내리려는데, 몇 달전에 사 놓은 꿀물이 보였다. 아직까지 차 안에 있는 걸 보고... 뒷자리를 돌아보니 또 심슨 무릎 담요도 있다. 꿀물을 한참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그냥 원샷으로 내가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한국오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괜찮네. 껄껄껄~

::: 생각 ::: 2011.02.25

나는 꿈을 자주 꾼다. 거의 매일 거르지 않고 꾼다. 그리고 꿈 중에는 가끔 꿈이란 것을 알고 꾸는 꿈들이 있다. 그 꿈들 중에는... 알고있다 이게 꿈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너의 모습은 참 오랜만이야 그렇게도 사랑했었던 너의 얼굴 맑은 눈빛, 빛나던 입술까지 살아있다 저기 저 신호등 건너 두 손 흔들며 엷게 보조개 짓던 미소까지 조심히 건너, 내게 당부하던 입모양까지 오늘 우린 이렇게 살아서 숨을 쉰다 눈을 뜨면 네 모습 사라질까봐 두 번 다신 널 볼 수 없게 될까봐 희미하게 내 이름 부르는 너의 목소리 끝이 날까 무서워서 나 눈을 계속 감아- 안녕이란 인사조차 못할까봐 그대로인데 사랑했던 너의 모습 눈가를 흘러 베갯잇을 적셔만 간다 하나둘씩 너의 모습이 흩어져만 간다 눈을 뜨면 봄처럼 곧 사라지겠지 나..

::: 생각 ::: 2009.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