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

익숙한 것과 익숙하지 않은 것

아퀴 2009. 10. 18. 19:26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익숙한 것을 할 때는 마음이 어느 정도 편안하고,
익숙하지 않은 것을 할 때는 마음이 불편하고 불안해 한다.

나는 화를 잘 안 내거나, 화를 참는데는 익숙하지만,
화를 내는데는 서툴다.
언제 어디서 화를 내야할지도 잘 모르고,
화가 나면 어떻게 해야할지도 잘 모르고,
주말 쯤 든 생각은, 심지어 화가 났는지조차도 잘 모르고 지나칠 때도 있는 것 같다.

올해 내가 생각하기에 화가 났다고 기억하고 있는 건 1번.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그 일 때문이었고,
그 때 정말 평생의 온 힘을 다 해 화를 냈던 기억은 있다.

그 외에는 내가 화를 낸 기억이 없는데(이런 건 그냥 잊어버리는 지도...),
작년을 비롯한 과거를 곱씹어 보면 화를 내야할 타이밍에 나는 전혀 엉뚱한 행동을 한다.

가장 큰 원인은 내가 화를 내야 하는 건지 판단하는게 헷갈리고,
화가 나더라도 밖으로 들어내야 하는지 생각하고,
그 사람의 의도가 있는 행동이었는지 아니었는지에 거르는 등 해서
화를 내서는 안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웃고 넘기거나 혼자 삭힌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해본다.
그 때 화를 냈으면 어땠을까?
화가 난 상황은 아니었을까?
화가 났는데 모르고 지나친 건 아닐까?
화가 났는데 표현을 못한 건 아닌가?
이런게 화 난건데 화가 난다는 것조차 모르는 건 아닌가?
하지만 이런 질문은 다 부질없다. 그랬으면 또 다른 무슨 일이 일어났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툭 끊어졌던 것도 사실이니...
화나는 것보단 실망과 우울함과 힘든 마음이 화를 덮었던 것 같기도 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나는 누구와 다투게 되는 상황이나 싸움날 상황 같은 것을 피하거나 내가 지고 들어가는 건 익숙한데,
싸우고 나서 화해하는데는 서툴다.
그동안 살면서 싸운 적이 잘 없는 이유다.

그래도 이젠 어른이니까 안 익숙한 것도 잘 해야 될 때다.
화도 잘 내고, 화해도 잘 하고. 밥도 잘 먹고(응?).

무엇보다 정신 건강 좀 챙기고...
하루에도 열두번씩 왔다갔다 하던 때는 지났는데,
일주일에는 열두번씩 왔다갔다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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