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

살다보면

아퀴 2009. 11. 23. 02:05
하지 말아야 될 말을 할 때도 있고,
하고 싶은 말을 못 할 때도 있고,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들을 때도 있고,
듣고 싶은 말을 못 들을 때도 있고,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어야 할 때도 있다.

논리의 열쇠를 찾아서 이성으로 생각해낸 감정의 이유는
아무리 곱씹어봐도 그 감정은 아닌 것 같다.
미안하게도 내 소중한 그 감정은 이것과 다르니까...
지금까지와 달랐다고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다르니까...
그럼에도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건 역시 그 감정과는 달라도 비슷한 무게를 차지하긴 하니까...

인연이란 잔인하기도 해서,
8년동안(7년으로 줄이기로 했지)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인연도 한 순간에 악연이 되어 버리기도 하고,
그것보다 더 오래된 사이에서도, 비슷하게 깊다고 생각한 사이에서도 악연으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정작 웃긴 건 내가 사는 인생인데 내가 선택할 것이 별로 없는 그런 돌아버리는 순간이-그것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해당하는 것이고-치를 떨며 피하고 싶은 그런 순간들이 몇 번씩 오는 걸 바라볼 때다. 그래서 힘이 쭉쭉 빠진다. 속병도 난다.

누군가가 말하길 이런 일은 생각보다 흔한 일이라 특별히 생각하지 말라하고,
또 누군가는 내가 답답하긴 하겠지만 깊게 생각하진 말라고 애써 위로한다.

폭 넓진 않지만 깊게 사귀는 편이라 어렵게만 잡았던 내 인연의 끈들이 
하나 둘씩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날아가거나 날아가려는 상황을 바라보며,
난 좀 기분이 나쁘고, 난 좀 회의가 들고, 난 좀 작아진다.
어쩌면 누군가와 이별이란 걸 그닥 많이 해보지 않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짜증나고,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도 힘이 들고,
좋아하던 그 마음들은 불편함으로 바뀌었다.

내가 불편하니 그들에게 선택을 강요할 수 없듯이,
그들의 선택으로 내 불편함을 없애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나에겐 선택권이 없다.
원인은 될 수 없고, 결과는 될 수 있다.
이런 건 정말 싫다.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다는 말이 왜 여기 적용되는지,
내 작은 머리(머리는 작지 않았나?)와 가슴으로는 이해와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하지만, 준비는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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