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

관점의 차이

아퀴 2010. 9. 28. 01:10


생각이란 것이 그렇다.
같은 상황을 두고도 말이 다르고, 마음이 다르고, 행동이 달라진다.

오늘 내 예전 글들을 좀 살펴보다가,
작년 생일 쯤 쓴 글을 발견했다.

예나 지금이나 난 싸움을 피하는데 익숙하고,
하는 것은 별로 익숙해하지를 못한다.

1년이 지나 생각해보니,
지금도 화를 냈어야 할 타이밍인지 아닌지 헷갈릴 경우가 많이 있다.
누군가와 화를 내며 다투어야 했을지,
그 사람은 그런 걸 원했을지, 내 생각은 이해 못했을지,
사람이 다르다 보니 그런 것에서 차이가 생긴다.

연애관도 그렇다.
난 사람을 만날 때 마지막 사람임을 생각하고,
틀림 없이 다음엔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연애를 한다.

그래서 사소한 실수나 마음에 안 드는 점들도 그냥 웃고, 참고 넘기고,
단점은 덮고 장점을 캐내고,
맞춰가고, 요구하고, 포기하고, 욕심낸다.

이런게 좋아하는 마음인가 보다, 저런게 좋아하는 건가 보다...
내 마음의 방향을 꼼꼼히 찾아보고 치열하게 바로 잡는다.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 이외수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손으로 쥐어 잡았다해서 
그 가슴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마냥 사그러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뒤로 보내버렸다해서 
그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하면 잊지도 못할것을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이외수 선생님 시도 잘 쓰시네.
문학가는 뭔가 달라도 다름.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나는 이 마지막 구절이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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