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

야구를 논하다

아퀴 2007. 10. 29. 00:43

자... 일단... 내가 응원하는 곳부터 밝히고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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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

내가 응원하는 곳은 2006년도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 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쓸 글의 내용은 두산 팬도 아니고 SK 팬도 아니고 그저 야구를 즐겨보는 입장에서 쓴 것임을 밝힌다.


한국시리즈

요즘들어 야구를 좋아하지 않던(혹은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야구에 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시리즈가 한참이기 때문인데... 내가 응원하는 팀은 떨어졌으니까 뭐... 그냥저냥 재미로 보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참 난리도 이런 난리가 아닌데 그냥 타팀 팬으로서 입장을 좀 정리해보자.

※ 이런 주의점은 항상 쓰는 것 같은데, 내 글은 절대 객관적인 글이 아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글이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가 이상해진 원인을 다분히 SK에서 찾고 있다.


SK 와이번스 - 당신의 색깔을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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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의 사전적 설명(인천이 연고지라든지... 등)은 나이뻐나 다른 곳에서 많으 찾을 수 있으니 넘어가고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점으로만 추려보자.

SK는 탄생부터 참 남다른 사연이 많은 팀이다. IMF의 여파로 전주를 연고지로하던 쌍방울 레이더스가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

이때 매각을 하기로 한 곳이 SK. 그 중에서도 SKT에서 적극적으로 인수했던 것이로 안다.

쌍방울이 해체를 한 후 와이번스를 재창단하는 형식으로 2000년에 SK가 프로야구에 모습을 드러낸다. 연고지는 '현대 유니콘스'가 쓰던 인천을 쓰기로 했는데 당시 현대는 거금을 지불하고 서울로 입성해서 제 3 서울 연고팀이 되기로 했었지만 역시 IMF 여파로 그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수원에 주저앉고 말았다.

SK가 출범당시 여러 사람들이 SK를 즐겁게(?) 놀렸는데 유니폼에 관련된 것 2가지 정도만 짚어보면

1. 한판 붙자 SK
  삼성 팬으로써 참 웃긴 일이었는데 유니폼이 삼성과 똑 같아서 벌어진 일이었다.

거의 개그 수준인데... 수많은 삼성, SK 팬들의 항의로 단명하고 말았다(한 3달 갔나?).


2. 주유소
  지금도 네이버 등의 악플로 자주 등장하는 주유소 SK. 요즘 악플들은 저 '주유소'의 어원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듣기 안 좋으니까 마구 따라하는 느낌이 강하지만 그 역사를 잠깐 살펴보자면 이렇다.

  대부분의 구단은 90년대 후반, 2000년대 전반을 거치면서 팀 유니폼에서 기업의 명칭을 빼고 팀 이름을 적는 것이 일반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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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은 쬐끄만하고 라이온즈는 커다랗다

그런데 이 신생구단인 SK는 기업 홍보 차원이었는지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잘 몰라도(혹자는 인천팬들을 웃기게 하려고라고도 했다) 가슴에 커다랗게 SK 두 글자만 강조한, 게다가 모자까지 SK를 박아놓아서 흡사 주유소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입는 옷 같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그냥 그랬었다.

여기까지 읽고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나는 SK에 호감은 없다. 그렇다고 비호감도 없다.

아직까지 야구판에서 뚜렷한 색깔을 나타내지도 않았고, 아직 젊은 구단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색깔을 충분히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변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한국 시리즈를 계기로 공공의 적(삼성 - 돈성 - 과는 다른 의미로)이 돼 버릴 지도 몰라 우려스럽다.


격해진 한국 시리즈

유달리 이번 한국시리즈는 벤치 클리어도 많이 나오고 예년과 달리 상당히 격해진 느낌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벤치 클리어도 경기의 한 부분이고 다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편이라 그다지 여기에 대해서는 반감이 없다. 다만 김동주가 끝까지 화낸 건 보기 안 좋았긴 하지만...

내가 SK 쪽에서만 이유를 찾은 이유도 밝혀보자.
SK와 두산은 모두 경기가 격해진 이유를 상대방 쪽에 책임을 돌렸다.

SK
  1. 두산이 먼저 우승한 것도 아닌데 '오바'를 해서 우리를 자극했다.
  2. 정근우를 맞힌 것은 일부러 맞힌 것이 아니냐. 사사구의 개수로만 판단하지 말아달라.


두산
  1. 정근우의 비정상적인 수비법과 비매너가 이번 일의 원인이다.
  2. 우리는 6개의 사사구를 맞고 안경현은 부상까지 당했을 때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일단 내가 SK가 조금 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 점은 모두 1번 이유들에서 찾을 수 있다.
SK가 주장한 오바는 당하는 입장으로써는 기분 나쁠 수 있다. 하지만 점수를 낸 입장에서 그러면 그냥 상대방 입장을 생각해서 조용히 넘어갈 수는 없지 않은가... SK가 3, 4, 5차전 이길 때도 두산 못지 않게 좋아했었다.

백보 양보하더라도 그럼, 그렇게 기분이 나쁘면 거친 플레이가 용납되는 건가? 그렇지는 않잖아...

반면 두산이 주장하는 바는 정근우가 그런 수비를 하다간 주자가 다치든 수비선수가 다치든 둘 중 하다는 사단이 나게 되어 있다. 생판 얼굴 모르는 사람들과 하는 메이져 리그 선수들이라면 저런 수비가 나오는 순간 그냥 수비선수를 갈았을 것이 통설이고, 적절하지 않은 주루방해를 당했다면 바로 빈볼로 응징(?)하는 바닥이다.

물론 메이져 리그 처럼 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되겠지만, 기분 나쁜 것과 몸이 망가지는 것은 이미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이번 시리즈가 이상해진 원인을 난 정근우 선수 1명에서부터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2번 이유들인 사사구를 보자. 이때까지 내가 봐 온 한국 시리즈 등 포스트 시즌에서는 일부러 몸에 맞으려고 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맞으려면 대부분 등을 돌려서 맞거나 잘못 맞아도 팔꿈치 등에 맞는 것이 많았다.

그런데 고의건 아니건 간에 이미 두산에 안경현이 부상을 당해서 시리즈 아웃 된 건 사사구 개수로 따질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 버렸다. 이 부분에서는 SK든 두산이든 난 둘다 그다지 잘 한 것도 잘못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SK의 말대로 사사구의 개수로만 판단할 문제도 아니고 두산도 사사구로 전력의 큰 손실을 입은 것이 사실이니까...

무엇보다 선수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다쳐서 우승하면 뭐 할 것이며... 다치게 하면서 우승하면 또 뭐 할 것인가...

앞서 말했듯이 SK는 젊은 팀이다. SK가 정말 멋진 색깔을 가진 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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