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술을 잘 못 마신다.
마시면 머리가 아프고, 개워내고,
결국엔 맨정신으로 멀쩡히 남는다.

그러다보면 온갖 휘발성 이야기들이 나한테만 남아있는 경우가 많이 있고,
이런 이야기들을 곱씹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도 된다.

요즘에야 나도 술자리 이런 일들 익숙하고,
그 자리 파하고 사라질 이야기들은 날리고,
술자리에서 본 사람의 모습은 내가 아는 사람과 다르다고 생각해 버리고 마는데,
아직까지도 나를 재단하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모습들은 익숙하지가 못하다.

누구나 각자의 방법으로 사랑하고, 이별하고, 사랑한다.
나는 남의 연애에 조언은 해주지만,
평가는 하지 않는다.

내가 아니라는데, 자꾸 맞다고 우기는 것에 욱할 때가 있고...
나의 요 마음이 이렇게 크다는데,
그건 아니고 니 마음은 이렇다고 말하는 경우엔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될지 난감하다.

몇 주 전 "아오 빡쳐~" 사건도 그렇고...
그냥 내가 그건 아니고 이렇다고 말을 하면,
'그런가?' 정도로라도 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정신수양을 더 해야 되는 건지...
그래도 내 생각해서 해주는 말들을 무시해야 되는 건지...
대폭 헷갈린다. 집에나 가야지~ 룰루랄라~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싫거나 이런 건 아니다.
다만 내 이야기 좀 들어주란 이야기임.
자신의 자로 남을 함부로 재단하지 말라.
서로 상처주고 상처 받을 일만 남는다.


누군가 사랑을 묻거든 그대 얘길 들려줄게요.
살다가 나도 이런 멋진 사랑... 해봤다고 자랑할게요...


이렇게 끝나면 우울하니...
슈퍼맨까지.


'::: 생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我喜欢吃甜的。  (6) 2011.03.03
세차  (2) 2011.02.25
술자리를 별로 안 찾는 이유  (2) 2011.02.23
귀국  (0) 2011.02.23
뻘 짓  (0) 2011.02.21
시뮬라크르, 시뮬라시옹  (2) 2011.02.19
  1. paulussam 2011.04.02 12:07

    알코올의 힘...
    양날의 검과 같은 느낌인데..
    왜인지.. 자꾸 후회하게끔 만드는 일에만 그 힘을 빌리게 되는 게 사람 심뽀인가보다..

    자주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자주가 되면 아니되겠지만...
    알코올에 촉촉히 젖은 나의 입이 제 처지를 모른 채 희희낙락 방정짓을 하(였더라도)게 되더라도..
    정말이지.. 혹여라도 너의 마음에.. 희미한 초크로 재단선이라도 살며시 긋는 일이 있(었)더라도...
    부디.. 부디..
    짧게 욕하고 끝내주렴 ㅋㅋㅋ

    • Favicon of https://aquie.net BlogIcon 아퀴 2011.04.02 16:21 신고

      --; 너랑은 술을 진탕 마신 적도 없는디... ㅎ
      내가 그 정도로 상처받진 않는다. 후후후.
      모진 술자리를 얼마나 겪었는디 ㅎ

눈눈눈Canon | Canon DIGITAL IXUS 60 | 1/5sec | F/2.8 | 5.8mm

▲ 눈이 잔뜩 쌓였다 ▲

자, 이건 내가 실제로 겪은 일인데,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상상해보자.

족히 대학생은 되어보이는 젊은 아가씨가 중학 영어 참고서를 들고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자마자 자리에 앉은 이 아가씨는 이 책을 펼치고 열심히 중얼거리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가?

1. 아... 참 저 나이에 이제 중학 영어라니... 언제 공부를 다 하려고...

2. 와... 아가씨 의지가 대단하다. 저 나이에 영어 공부를 시작했네.

많은 사람들이 1번과 같은 생각을 하지 2번과 같은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자, 이번엔 내가 직접 겪지 않았지만 저 상황에서 바로 생각난 또 다른 상황이다.

족히 칠순은 되어보이는 할머니가 초등학교 쓰기 책을 들고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자마자 자리에 앉은 이 할머니는 이 책을 펼치고 열심히 중얼거리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무슨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가?

1. 아... 참 저 연세에 이제 한글 공부라니... 언제 공부를 다 하려고...

2. 와... 할머니 의지가 대단하시다. 저 연세에 한글 공부를 시작했네.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2번과 같은 생각을 하지 1번과 같은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그들의 때와 장소는 무엇이 다른가? 당신이 그들을 보는 시선에는 무엇의 차이 때문에 이런 결과가 생길까?

아예 때가 늦었을 때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 그 때는 많은 격려를 받지만,
조금 때가 늦은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할 때는 비판하고 한심하게 보지는 않는가?

조금 늦었다고 그 사람이 한심하게 보여야할 이유는 아무 것도 없다.

또한 저 사람들은 사실은 중학생의 과외를 하기 위해 책을 읽고 있었고, 손주녀석의 숙제 검사를 위해 열심히 쓰기책을 살펴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진실은 그 아가씨에게 말을 걸어보지 못해서 모르겠다. -_-; 2번이 아닐까라고 생각되지만...)


자신의 기준으로 남을 판단하고 재단하지 마라.
서로 상처주고 상처 받을 일만 남는다.

'::: 생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개반 주미취(花開半 酒微取)  (4) 2006.12.20
컴파일러  (4) 2006.12.20
때와 장소 - 당신은?  (10) 2006.12.18
뭘까?  (4) 2006.12.16
급여 통장님  (2) 2006.12.15
인생의 방향  (4) 2006.12.15
  1. Favicon of http://ldk.sarang.net/tt BlogIcon LDK 2006.12.18 02:05

    과외 준비하는 아가씨가 아닐까 했다. 그리곤 아마 외모와 스타일을 미루어 어떤 전공인지를 우선 고민했을거 같군. 그 다음엔 그 전공과 중학 영어 과외를 연관 지어, 전공별 아르바이트 유형에 대해서 고민하며 집에 갔을 듯.

    • Favicon of http://hantor.net/~aquie/tt BlogIcon 아퀴 2006.12.18 04:09

      역시... -_-; 이상한 방향으로 생각하는군.
      비정상인.

  2. 빙수 2006.12.18 12:56

    남들 놀고있을 시간에 과외라니 고생이 많군..

    이생각부터 들었습니다.

    • Favicon of http://hantor.net/~aquie/tt BlogIcon 아퀴 2006.12.19 00:51

      자... 여기서 내가 안 밝힌 상황이 있는데...
      이 아가씨는 단어를 굉장히 열심히 외우고 있었다. -_-;

  3. 빙수 2006.12.18 12:57

    그리고 조금 늦었다고해서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눈치보지 않고 살아가는 용기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4. R. 2006.12.19 03:10

    저도 바로 중학생 과외를 떠올렸어요-_-;

    • Favicon of http://hantor.net/~aquie/tt BlogIcon 아퀴 2006.12.19 03:59

      -_-; 단어 외우고 있던 걸 빼먹었더니...
      다들 과외하는 걸로 판단하는군.

  5. asheap 2006.12.19 11:31

    난 바로 2번이라고 생각했는데... 요기 오는 사람들이 참 똑똑한 사람들, 배운 사람들이랑만 지내서 잘 모를지도 모르는데, 밖에 나가보니 중학교 영어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들을 모르는 사람이 엄청 많더라... 특히 젊은 여자애들;;;

    • Favicon of http://hantor.net/~aquie/tt BlogIcon 아퀴 2006.12.19 15:43

      멋쟁이~ -_-乃
      -_-; 근데 여기 오는 사람들은 다들 과외로 생각해요. -_-;;;
      왠지 글의 의도와는 270도쯤 어긋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