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를 어디로 해야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생각으로 해 둡니다.
한동안 화제였던 "나인"을 지금에서야 모두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 떡밥들이 많지만 그냥 제가 생각나는대로 드라마와 떡밥들을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향의 역할
- 2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일종의 타임 머신입니다. 30분 동안 과거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등장하는 향
0. 박정우(형)가 9개의 향을 얻기 위해 히말라야로 가지고 간 향. 우여곡절 끝에 박선우가 20년 전 마루나 롯지로 돌아가 9개의 향을 얻는데 성공합니다(1 ~ 3회)
1. 12박선우가 92최진철을 만나고 병원 구조를 돌아보는데 사용합니다. 92박정우도 만납니다. 92박정우에게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4회)
2. 12박선우가 92한영훈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남깁니다(4회)
3. 12박선우가 자살을 하려던 92김유진을 병원으로 보내고, 92윤시아에게 92박정우의 연락처를 전달해 줍니다(4회)
4. 12박선우가 보디가드가 상영 중인 서울극장으로 가 92손명희를 만납니다. 일부러 안경을 부셔 영화를 못보게 막고 같이 안경점에서 시간을 보냅니다(4회)
5. 12박선우가 92박선우를 깨워 92박천수를 집으로 돌아오게 합니다. 결국 살해를 막지는 못합니다(6회)
6. 12박선우가 살인사건 진범을 확인합니다. 범인을 붙잡는 순간 현재로 돌아옵니다(7회)
7. 12박선우가 방화사건의 범인을 확인합니다. 가지고 있던 향을 모두 남기고 돌아옵니다(8회)
8. 13박선우가 93박선우가 남긴 향을 다시 발견합니다. 13박선우가 93박정우에게 자수를 권유합니다. 93박에게 피습당해 한강으로 떨어집니다(12회)
9. 13최진철이 잠깐 과거로 돌아가 93박선우를 살해하라고 93박에게 말합니다. 13박선우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 93박선우를 구하고 93박정우에게 다시 한 번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17회)
무슨 야구게임 같네요.
왜 앞에 장황하게 써댔냐면 마지막회를 비롯해서 떡밥들을 추적해볼까 해서 썼습니다.
뒤늦게 봐놓고 참 쓸 말도 많네요.
마지막회를 봅시다.
마지막회 직전에 13박선우는 93년으로 가서 죽어버립니다. 흑흑.
그래서 마지막회의 박선우는 93박선우가 무럭무럭 자라서 박선우가 된 거죠.
그리고 93주민영을 통해 13박선우가 93년에서 죽는다는 것까지 알아내면서 급마무리(!) 됩니다.
한 편, 12박정우가 0번 향을 쥐고 히말라야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아마도) 32박선우가 발견하면서
"오랜만이야 형"
이라고 하면서 나인의 대장정은 마무리됩니다.
마지막회가 이렇게 돼 버려서 인터넷 상으론 온갖 의혹들이 많은데, 제가 생각하기엔 이렇습니다.
(작가의 의도와 맞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냥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1. 미래는 여러가지이다.
- 마지막회의 가장 큰 메시지는 미래는 여러가지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13박선우가 가서 죽은 2013년과 93박선우가 자라난 2013년은 완전히 같은 시공간은 아니죠.
마찬가지로 12박정우가 0번 향을 쥐고 죽으려던 순간 나타난 33박선우도 다른 미래에서 온 박선우입니다.
13박선우는 죽었지만, 93박선우와 33박선우는 죽지 않았으니까 박선우가 결국 죽었냐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거죠.
2. 일련의 사건들은 연결되어 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로 가는 이 사건들은 연결이 이리저리 되어 있죠. 13박선우가 93박선우에게 영향을 끼친 것처럼 드라마 마지막에 32박선우가 12박정우를 구출하는 것도 또 다른 미래로 가는 분기점 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과거에 개입해서 죽었던 자기 가족을 구하려는 내용입니다.
3. 그래서?
- 결론적으로 나인 드리마는 수미상관...이면서 모두 연결되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12박정우가 히말라야로 날아갈 때 쓴 일기를 기억해 봅시다.
"그가 남긴 9개의 향"
12박정우가 처음에 0번향을 가지게 될 때 그 향을 건내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합니다.
"그가 그의 가족들을 구하고나서 남은 9개의 향을 거기 두고 왔네."
드라마 끝가지 '그'가 누구인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드라마 마지막에 '그'가 나옵니다.
32박선우 입니다.
드라마에 나왔던 10개의 향은 모두 써버린 상태입니다.
그런데 32박선우가 12박정우를 구하기 위해서 날아온다...
어디선가 향이 생긴 거죠.
32박선우가 향을 구합니다.
한 개를 써서 12박정우를 구하러 옵니다.
아마도 성공을 했겠죠?
그리고 40년 전으로 갑니다.
1개를 피우고 과거로 온 상태에서 하나를 더 피우면 되죠.
(인셉션처럼요)
그리고 자기가 쓰고 필요없게 된 10개의 향을 남기고 옵니다.
9개는 통에 넣어서, 1개는 향 딜러에게 거기 숨겼다고 알려주면서 주고 오면 됩니다.
그러면 이 모든 스토리가 하나로 통해서 이어지게 되죠.
...쓰고보니까 뻘글이네요.
요즘 뻘글만 참 많이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