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

습관

아퀴 2006. 7. 19. 07:55
나는 물건 하나를 굉장히 오래 쓰는 편이다.

내 필통은 고등학교 때 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고, 내 전화기는 지금이 2번째 전화기인데 아마 군대에 갔다오지 않았으면 계속 사용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물론 건전지가 계속 살아있다는 전제하에).

이건 약간의 편집증과도 비슷하게 작용해서 내 물건을 남이 건드리는 걸 굉장히 싫어했다. 물론 대부분의 물건은 그렇지 않지만 내가 아끼는 물건들을 건들면 굉장히 싫어했었다. 그래서 바꿔보려고 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부로 새 물건을 "막 쓰기" 였다. 예전에는 새롭게 산 물건이 있으면 굉장히 조심스럽게 다뤄서 계속 그 때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했던 반면에 요즘은 사자마자 바로 중고품에 가깝께 극한의 상황으로 써 버린다. 그 결과로 요즘은 남들이 내 물건을 함부로 다루어도 아까워하지않고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여튼, 이러한 성격의 결과로 나는 내 물건을 철저하게 챙기고 아끼는 편이라,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 않는다. 버스나 차에서 내릴 때도 항상 주머니를 뒤져봐서 전화기와 열쇠가 잘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도 생겼다.

이렇게 오래쓰는 물건 가운데는 우러 어마마마가 "징하다"고 까지 표현한 물건이 있는데, 바로 우산이다. 초등학생 때나, 중학생 때나, 고등학생 때나, 대학생 때나 집에서 내 우산이 꼭 하나씩 있었다. 아마도 중1때 였던 것 같은데 파란색 2단 접이 우산하나를 내가 찜했었다. 그리고는 그 우산을 대학교와서 집을 떠나오기 전까지 계속 썼다. 햇수로 따지면 거의 6년을 쓴 셈인데, 꽤나 보관을 잘했는지 녹슬지도 않고 자동우산 기능도 잘 되어 있고 그랬었다. 그리고 대학교 들어와서 2단 우산은 너무 크다, 3단 우산을 달라해서 하늘색 3단 우산 하나를 얻어왔다. 그리고 그 우산은 내가 군대가기 전까지 잘 썼다. 그리고 지금 내가 쓰는 우산은 DAKS 우산인데... 그럼 그 동안 그 우산들은 어디로 간 걸까?

잃어버렸다. 2단 우산은 내가 대학교 다닐 때 우리 어마마마께서 잃어버리셨고, 3단 우산은 이사오면서 분실됐다. 그래서 아쉽게 우산들과 이별을 했지만 지금 현재 쓰고 있는 애로 만족하고 있다.

지금 내 3단 우산은 접어서 넣고 다니기 편하고, 그렇게 눈에 띠는 색깔도 아니고, 등등의 장점이 있지만 몇 가지 단점을 꼽자면... 우산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샌다" 또한 현재 우산 살 하나가 부러져서 제대로 펴려면 손으로 탁탁 쳐서 펼쳐야 한다. 벌써 우산은 한번 수선을 받은 상태...

그래서 이참에 새 우산을 하나 사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긴우산을 사기로 마음 먹었다. 3단 우산은 휴대성이 좋아서 갑자기 비가 올 때는 그 능력이 막강한 반면에, 정작 비를 막기 시작하면 별 소용없이 뚫고 들어오는 잃이 많았다. 그러면 이 3단 우산은 어떻게 할 것인가... 수선을 맡길 것이다. 무료이길 기대하지만, 유료일지라도 맡길 생각이다. 누군가는 그 돈으로 우산 하나 사겠다고도 이야기하겠지만, 앞에서도 밝혔지만 이건 내 성격이다. 멀쩡한 놈(요즘 보면 좀 멀쩡하진 않지만)을 버리고 새 걸 사기에는 조금 불쌍하잖아.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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