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연히 아는 분의 홈페이지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분 요즘 뭘 하시나 조금 궁금하기도 하고, 잘 지내시는지도 알고 싶어 홈페이지를 둘러 보았다.
우연히 그 분의 프로필을 보고, H기업에 계속 다니시다 회사를 옮겨서 의아하게 생각을 했었는데 의문점이 어느정도 풀렸다. 다른 회사에서 관세사로 일을 하고 계시단다.
그 분과 오랫동안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삶을 함께 누려왔는데, 그때도 참 열심히 사시는구나라는 느낌은 있었다. 그 때 나는 어렸고, 그 분은 지금 내 나이와 비슷했다.
지금 내가 그 나이가 되어 잠시 돌아보면, 그 분이 이뤄 놓은 많은 것을 나는 못하고, 때로는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토익이 그렇고, 어학 실력이 그렇고, 관세사라는 것을 직장생활을 하면서 합격할 만큼 공부할 의지, 혹은 합격할 수가 있을지 드는 의문점이 그렇다.
물론 그 분은 나와 전공이 다르고, 나는 공대생, 그분은 취직이 어렵다는 어문계열 학과 출신이니 단순히 평면상으로 놓고 비교하기에는 많이 힘들다. 그렇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무엇인가 자신의 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은 부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코드 한줄 한줄을 뜯어 보고 이해가 안됨에 머리를 긁적이고 가끔 이해가는 부분을 보고 '그래,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쉽게 말해버리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토익을 비롯한 어학 실력이 신통치 않음을 알고도 '나중에'라고 미뤄버리고 다른 곳에 정성을 들이기도 한다.
가끔 버스나 지하철에서 컴퓨터 공부나 어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는 '저렇게까지 해야하나'는 간단한 말 한마디로 나를 우월한 위치에 올려 놓고는 스스로 공부와 한 없이 높은 담을 쌓아 올리고 있다.
퇴근 후에 집에서 책 한자를 읽는 거친 만족감 보다는 그냥 PC를 켜고 달콤한 영화와 게임에 빠져든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공부를 해야지 하는 마음을 다 잡았다가도 집에만 돌아오면 그 의지를 이어나가기가 만만치 않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내가 어렸을 때 계획대로 실천하는 삶이 뭐가 어렵냐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다시 돌아보면 계획과 실천은 차원이 다른 문제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오늘도 다시금 꺼져가는 내 의지에 불씨를 살리고, 온 몸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싶음을 느끼며 그렇게 꿈틀대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발버둥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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