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

영어공부를 합시다

아퀴 2011. 12. 1. 04:24
며칠 전 구글톡으로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친구요청을 해서 받아줬다.
오후에 드디어 이 놈이 말을 걸었는데... 영어였다. 

? :  여긴 22F 야. 거긴 어때?
나 : 여기는 쿨해. 근데 넌 누구냐?
? : 그렇군. 난 정말 심심한데,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넌 혹시 인터넷으로 스티립 쇼를 하는 걸 본 적이 있니?

이게 먼 개소리야라는 생각과 함께 아... 히밤. 스패머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 정체를 숨기기로  했다. 

나 : 아니. 난 여자야. 그런 걸 볼 필요가 없지.

주위에서 그렇게 네이트온이 해킹돼서 스팸 대화를 건다는데, 왜 나한테는 안 걸까. 신나게 놀아줄텐데... 라며 아쉬워했던 지난날들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외국인 스패머'와 즐거운 대화를 이어가려고 짧은 영어로 부단히 기를 쓰고 있었다.

? : 난 말이지 사람들이 날 볼 때 내가 살아있음을 느껴. 너두 내가 보고 싶니?

...먼 소리야. 여자라서 볼 필요 없다니까...
다시 한 번 단호하고 분명히 내 뜻을 전달했다.

나 : I AM A GIRL. I DON'T NEED.

혹시나 소문자로 적어서 얘가 작아서 못알아봤나 싶어 대문자로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콕콕 찍어 알려줬다. 깜짝 놀랐겠지.
"나 여자라고. 그런 거 볼 필요없다고." 

? : 그래? 잘됐다. 사이트를 통해서 링크를 볼 수 있어. 가입할래? 물론 공짜야.

아... 이게 무슨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같은 시츄에이션인가...
그제서야 알았다. 아... 이 놈은 '봇'이거나 영어를 못 알아 듣는구나. 

그렇게 문맹인 스패머는 조용히 차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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