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

※ 먼저 나는 민주노동당의 지지자임을 밝힌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좋아하지는 않는다. 분명 민주노동당의 정책이나 사상 중에서도 나와 배치되는 면이 있음을 밝힌다. 덧붙여 아직 대선에서 찍을 후보도 정하지 못한 이른바 부동층인 것도 밝힌다.

이 글로 대선 후보 중 누군가를 지지할 생각도 상처줄 생각도 없음이다.

가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와 정치적으로 누구를(혹은 어떤 당을) 지지할지가 일치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점들을 지적해보고자 한다.

# 1.
며칠 전 어느 실업 상태인 청년이 나와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살려달라고 외치면서 경제를 살릴 한나라당 후보를 찍자고 외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인터넷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지금 이 글은 그런 가십적인 글을 쓰고자 하는 건 아니다.

# 2.
오늘 잠깐 전철역에서 밖에서 민주노동당 집회를 하는 것을 들었다.
요지는 고용없는 성장만 지속하는 대기업을 무너뜨리자는 내용이었는데 당연히(?) 우리 회사 예를 들면서 예전에 10억을 벌면 10명을 고용했는데, 요즘은 2명을 고용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 뒷 이야기는 전철을 타고 가버려서 못 듣기는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경제가 어렵다고 말한다. 사실 뜯어 보면 나라 경제가 어렵다는 것보다는 생활 경제가 어렵다는 말이 맞다. 나라는 몇년 째 경상수지 흑자이고, 대기업 등도 건실해져 있다.

다만 문제는 이렇게 겉으로 보이는 지수들이 가계와 연결이 안된다는 점인데, 원인으 한가지씩 곱씹어 보면 대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죽을 맛이고, 이 때문에 여기에 생계를 걸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소득원이 훌륭하지 못한 것을 들 수 있다.

게다가 많은 20대들이 취직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취직을 못하는 원인은 따지지 말아보자. 구직자의 능력이 부족한 탓인지, 눈이 높은 건지, 기업들이 제대로 필요한 만큼의 인원을 충당하지 않는 건지 등은 논외로 해보자. 어떤 것도 원인이 없다고 할 수 없고 무엇 하나가 확실한 원인이라고도 할 수 없다.

고용불안은 비정규직 문제로까지 이어져서 정점에 달하는데 이건 대부분 기업에 관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노동자의 관점에서 옳고 그르고를 떠나고, 많은 사회적 문제를 떠나서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비정규직은 달콤한 유혹이고 노동 유연성 확보에 더 좋을 수 없다. 굳이 비정규직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역시 이걸 제대로 제어해줄 법규가 필요한데, 이미 비정규직법으로 화려하게 날려먹었다고 본다).

소득이 안정적이지 않으니 소비가 될리 없다. 얼마되지 않는 소득에 국민연금으로 뜯어가버리니(난 정말 이해가지 않는게... 이건 내 주위에 아무도 - 심지어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등도 - 좋아하지 않는데 왜 계속 실행 중인지 모르겠다. 이거 안한다는 공약만 내도 당선될 수 있을만큼 폭발적인데... 뭐 그렇다 치고...), 실질소득은 더 줄어들어 버린다.

이 소득을 모아봤자 내집마련은 in서울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져 버렸다. in수도권 등으로 점점 퍼져가고 있는 상황인데, 돈을 모아봤자 거의 희망이 없는 단계에 이르러 있다. 일단 이것도 누구 잘못인지도 따지지 말아보자. 땅 투기 세력이 잘못인지, 부동산 정책을 잘 못 세우는 정부가 잘못인지, 땅 떵어리가 좁은 우리나라의 잘못인지...

기업이 아무리 돈을 쌓아놓고 흑자를 내고 있어도 가계가 힘들면 경기가 힘들고, 결국에 다시 기업의 부담, 정부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자... 그럼 경제를 살렸으면 좋겠다는 말은 저 데드 락 같은 상황을 풀어보고자 하는 노력을 가진 후보에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뜻이 된다. 이번 대선 후보들은 다들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을 하나같이 내 놓는다.

다시 # 1 으로 돌아가보자. 분명 저 이명박 후보의 지지자(이하 A로 칭하겠다)는 앞에서 언급한 경제 살리기를 뜻하는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이 A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A가 생각하는 것도 "경제 살리기" 임이 분명하긴 하지만, 사실 이런 생각이라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서는 안된다.

만약 이렇게 실업 문제 해결과 비정규직 해결을 원하고 일자리 창출을 원한다면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야 된다. 민주노동당은 이 문제에 대한 확실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성공 여부나 가치판단은 유보해 보자). 노동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나누자는 생각과 비정규직을 없애고 한미FTA 무효화부터 해버린다고 한다. 그 외에도 여러 정책들이 있지만 만약 A가 민주노동당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사실 나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건 역시 그다지 자신의 생각과 정치적인 지지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성장위주로 갈지 분배위주로 갈지의 큰 물줄기를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그 동안의 정책방향(전통적으로 - 본인들은 부정할지 모르지만- 한나라당은 친기업적, 성장위주의 정책에 호의적이었다)과 공약들을 보면 "경제 살리기"는 성장위주로 일단 방향을 잡고 그 성장 중에 일자리를 창출해낼 공산이 크다. 한반도 대운하가 대표적인데 이건 어디로보나 민주노동당의 방향과는 꽤 거리가 있다.

만약 민주노동당의 정책도 마음에 들지 않고, 한나라당은 큰 물줄기에서 방향이 안 맞다는 것을 인식했다면 지금 이 A가 지지해야 될 사람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이다.

A가 원하는 것은 "청년 실업 해소, 비정규직 완화" 등과 같은 정책인데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 나면 그 차선책으로 가장 A의 생각과 가까운 정책을 펼치는 곳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다.

민주노동당같은 극단적인 분배위주의 정책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재벌의 해체와 중소기업의 활성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삼고 일자리와 사람 위주의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A가 문국현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또 다른 정당, 후보자를 찾아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 선택의 가장 마지막 정도에 이르러서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나온다는 것이다.

나는 궁금하다. 과연 A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판단으로 이 최후에 가서야 나올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인지...

한나라당의 정책이 옳고 그름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자신의 판단과 정치적인 선택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정치는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호불호로 투표하는 것도 좋겠지만 자기가 정치적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정치적 판단에 따라 투표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몇 년마다 겨우 한 장 주어지는 투표용지로 정치적 의견을 표출해야하는 대의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이 정치적으로 원하는 것과 지지하는 정당, 후보자가 맞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의 뜻을 대의하는 것을 포기한다는 의미와 마찬가지니까...



#뱀다리 - #2에 관해
개인적으로 민주노동당을 좋아하지만 정말 기업에 대한 태도를 보면 기가차다. 특히 삼성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이 심한데 같은 재벌인 현대자동차에 대해서는 해체라는 표현까지는 안쓰지만 유독 삼성에 대해서는 난리가 난다. 개인적으로 노조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 의견에는 그다지 동조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분배도 중요하지만 재벌을 해체하면 대안이 뭐가 있는지 묻고 싶다. 가계가 사는 대신 국가 산업이 어려워질 위험이 대단히 높고 다시 부담은 가계로 돌아올탠데 과연 "경제가 산다"고 할 수 있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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