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
호불호(好不好) : 좋음과 좋지 않음

흥행하는 영화에 대해 관객들이나 평론가들의 평이 호불호가 갈릴 때가 있습니다.
요즘은 '해운대' 때도 그렇더니 '2012' 를 두고 관객들의 평이 갈리고 있습니다.
(저는 둘 다 추천합니다...)

이렇게 평이 극명하게 갈릴 때 영화를 볼지 말지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다운 받지 말구요...)
자기가 재미있게 본 영화를 바탕으로 볼지 말지를 결정해 봅시다.


1. 자신이 중시하는 스타일을 파악합니다.

보통 한국 사람들은 내러티브(Narrative)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야기의 짜임새 정도 될까요? 시간적 공간적으로 인과관계와 앞 뒤가 잘 맞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점수를 후하게 줄 때가 많습니다(저도 마찬가지이구요).

(제 마음대로 결정내린) 내러티브가 뛰어난 영화들을 살펴봅시다.
아래 영화들을 재미있게 봤다면 보통 내러티브가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 영화들은 보는 것이 좋겠지요?
(지금부터 예시로 드는 영화들은 개인적으로 대부분 본 영화들입니다. 예전 영화들의 경우 기억이 완전히 나진 않습니다만... 물론 안 본 영화들도 있습니다)

살인의 추억, 2003, 봉준호
올드보이, 2003, 박찬욱
유주얼 서스펙트, 1995, 브라이언 싱어
파이란, 2001, 송해성
달콤한 인생, 2005, 김지운
범죄의 재구성, 2004, 최동훈
타짜, 2006, 최동훈
세븐 데이즈, 2007, 원신연

등등등 이 있겠네요. 보시면 알겠지만, 주로 스릴러나 반전 영화들이 내러티브가 훌륭하다는 평을 많이 받습니다. 물론 내러티브가 훌륭하지 않으면 재미가 반감되는 장르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내러티브가 영화의 전부는 아니죠. 내러티브의 자리를 이미지나 볼 거리, 음악 등으로 채운 영화들이 있습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1999, 이명세
형사 Duelist, 2005, 이명세
트랜스 포머, 2007, 마이클 베이
트랜스 포머 : 패자의 역습, 2009, 마이클 베이
2012, 2009, 롤랜드 애머리히
친구, 2001, 곽경택
원스, 2006, 존 카니
해운대, 2009, 윤제균
D-War, 2007, 심형래

이런 종류의 영화들의 특징은 재난 영화, 블록 버스터 영화들과 같이 물량과 CG로 승부하는 타입이 많이 있습니다. 재난 영화에서 재난같아 보이지 않는다면, 역시 그것도 이상하겠죠?

이 영화들은 이야기 구조가 단조로울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복잡해서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시간에 그냥 볼 거리를 즐기는게 좋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만들 수도 있고, 사실 별 복잡한 이야기 구조가 필요없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이 영화들이 그닥 재미 없었다면, '2012'나 '해운대' 같은 영화는 보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내러티브와 영상미, 특수 효과들이 모두 뛰어난 영화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들은 대부분 호불호가 나눠지지 않습니다. 무조건 극장으로 달려가세요.


2. 감독을 보고 영화를 판단합니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알든 모르든 개봉하는 영화 자체에 대해서 정보도 별로 없고, 예고편이나 출발 스포여행~ 같은 건 보지 않고 고르려고 한다면, 감독을 보고 그 감독이 연출했던 영화들이 재미있었는지 없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감독들은 대부분 자신의 색깔이 영화에 묻어 나오니까요.

호불호가 갈리는 감독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감독들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면, 개봉작을 극장에서 보는게 좋겠지요?
극단적 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호불호가 뚜렷이(너무나도 분명히) 갈리는 김기덕 감독 영화들입니다.

파란 대문, 1998, 김기덕
수취인 불명, 2001, 김기덕
나쁜 남자, 2001, 김기덕
해안선, 2002, 김기덕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2003, 김기덕
활, 2005, 김기덕

김기덕 감독 영화는 주로 나쁜 남자나 해안선을 기준으로 그 전과 후로 나누고는 하는데, 역시 뭐가 됐든 보기 편한 영화들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보기 좋아하지만, 불편한 장멸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 다음은 한국 영화 최고의 스타일리쉬한 연출을 자랑한다는 이명세 감독의 영화들입니다.

고래 사냥, 1984, 이명세
고래 사냥2, 1985, 이명세
나의 사랑 나의 신부, 1990, 이명세
첫사랑, 1993, 이명세
인정사정 볼 것 없다, 1999, 이명세
영화 Duelist, 2005, 이명세

호불호가 갈리는 감독 중 한 명입니다. 내러티브가 그렇게 탄탄하지는 못하지만, 영상미와 음악 등은 보는 내내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계단 신과 안성기, 박중훈의 주먹 다짐은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고 10년 쯤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지요?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스타일의 박찬욱 감독입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2000, 박찬욱
복수는 나의 것, 2002, 박찬욱
올드보이, 2003, 박찬욱
친절한 금자씨, 2005, 박찬욱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2006, 박찬욱
박쥐, 2009, 박찬욱

박찬욱 감독의 경우에도 영화의 색깔이 확 묻어날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 폭력적이고, 자극적이며, 성적인 코드들이 들어 있고, 때로는 근현대의 목조가옥이나 벽지같은 세트를 활용할 때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격하게 좋아하는 장진 감독입니다. 각본이든 감독이든 모두 좋아합니다.

간첩 리철진, 1999, 장진
킬러들의 수다, 2001, 장진
묻지마 패밀리, 2002, 이현종, 박광현, 박상원 (극본 : 장진)
아는 여자, 2004, 장진
박수칠 때 떠나라, 2005, 장진
거룩한 계보, 2006, 장진
아들, 2007, 장진
굿모닝 프레지던트, 2009, 장진

장진 감독의 특징은 연극같은 연출력입니다. 장진 감독이 연극연출도 겸하고 있기도 합니다.
연극같은 연출이나 말장난 같은 대사들을 싫어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역시 피하는 것이 좋겠죠?


이슈가 되고 있는 '2012' 감독을 봅시다.
롤랜드 에머리히(Roland Emmerich) 감독입니다.

인디팬던스 데이, 1996, 롤랜드 에머리히
고질라, 1998, 롤랜드 에머리히
투모로우, 2004, 롤랜드 에머리히
10,000BC, 2008, 롤랜드 에머리히
2012, 2009, 롤랜드 에머리히

네... 보시면 알겠지만 내러티브 따위를 기대하면 안되는 감독이긴 합니다. 저 영화들 중에 이야기 구조가 훌륭했다고 느껴지는 영화는 아무 것도 없네요...

특히 '10,000BC'의 경우 굉장한 혹평을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저 영화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가지고 있다면 '2012'는 안 보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전 '10,000BC'를 보지 않아서 비교는 못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볼 생각은 없습니다. -ㅅ-;)


3. 그래도 모르겠다.

배우를 보고 판단하세요.
배우들은 모두 자신만의 기준으로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을 파악하고, 작업을 들어갑니다.
특정 배우가 나왔던 영화가 재미있었다면, 그 배우와 같은 기준일 확률이 높습니다.
과감히 선택하세요.
(물론 배우들은 감독들과는 다르게 색깔이 마구 변하기도 합니다. '해안선'의 장동건을 떠올려 보세요)

'2012'의 경우 제가 좋아하는 존 쿠삭(John Cusack)이 나오는데, 이 것도 영화를 보는데 한 몫 했다고 봅니다.


그래도 정말 모르겠다면...
느낌을 따르세요.
영화는 내가 보는 거지, 누가 봐주는게 아니니까요.

뭉크의 절규를 못그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듯이,
영화도 자기 기준에 따라 좋은 영화, 나쁜 영화가 갈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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