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

바다로 가는 버스

아퀴 2011. 10. 23. 00:21
낡은 버스 한 대가 바다를 향해 천천히 달려가고 있었다.

버스에는 노인과 젊은이 그리고 그 밖에 몇 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다.
젊은이는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차에 탄 사람들을 살피고 있고, 노인은 말 없이 창 밖을 보며 앉아 있었다.

문득문득 젊은이는 한 숨을 쉬며 전화기를 메만지고 있었다.

한 숨을 쉬고 있는 젊은이에게 옆자리에 앉은 노인이 말을 걸었다.

"총각."
"네?"
"이 버스 안에서 누가 제일 이쁜 것 같나?"
"..."

실없는 노인의 한 마디에 젊은이는 별 대답없이 전화기로 시선을 돌렸다.

"버스 안에서는 말이야... 버스 안에서만 가장 이쁜 사람을 찾게 된다네.
그런데 말이지. 사실은 버스 밖에 사람은 더 많은 법이거든.
너무 버스 안에서만 어떻게 해보려는 생각은 하지 말게나."

그제서야 젊은이는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으며 노인을 보고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

"아... 저는 전화번호를 따려고 전화기를 들고 있던게 아닙니다."

노인은 웃으며 그럼 됐다며 신경쓰지 말라고 말한 후 의자를 뒤로 살짝 젖혔다.

그 순간. 버스가 거친 소리를 내며 멈춰서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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