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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비엘리치카. 2011. 01.

아퀴 2011. 2. 1. 08:42
'빛과 소금'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이 살아가려면 설탕은 별 필요 없어도, 소금은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야 3면이 바다라 그냥 염전에서 소금을 얻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들 중에는 암염이 가득 있는 산에서 암염을 캐내서 소금을 얻어 썼다.

역시 가이드북에 몇 페이지 안나오는 폴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 소개되는 곳이 크라쿠프 근처의 소금광산 비엘리치카(Wieliczka)다.

▲ 소금 광산. 비엘리치카.

▲ 영어 투어가 한 시간마다 있다.

▲ 입구같이 안보이지만 입구

▲ 저기 지붕 위로 길쭉하게 나와있는 것은 나중에 출구로 나올 때 타는 엘리베이터 역할을 한다

▲ 여기도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


비엘리치카는 유네스코가 1978년에 지정한 12대 세계 문화재 유산에 들어가 있다.

비엘리치카는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처럼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구경할 수 있다.
다행히도 영어 가이드는 매 시간마다 있고, 한 번 들어가는 인원의 제한은 크게 없는 것 같으니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는 않는다.

▲ 영어 가이드는 68 PLN. 폴란드어는 조금 더 싸다.


문 앞에서 대기를 하고 있으면 가이드가 와서 안으로 가자고 이야기하고 데려간다.
그리고 걸어서 광산 내부로 내려가기 시작.

▲ 계단 끝이 쉽게 보이지 않음


얼마나 내려가는지도 모르는 계단을 꽤 걸어서 내려가야 한다.
한국에서도 광산, 동굴 몇 군데를 가봤던 나지만 이건 뭐 규모가 그동안의 것들과는 비교가 안된다.

▲ 폰...폰카 님아...


안타까운 건... 폰카라 -ㅅ-; 어두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거...

▲ 킹가 공주~


비엘리치카는 참 전설이 많은데, 망아지를 데려와서 말이 될 때까지 키워 죽으면 잡아먹어서 그 말은 빛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둥...
그래서 비엘리치카를 말들의 아우슈비츠라고 부른다는 둥...
별 이야기가 많다.

그 중 킹가공주는 소금광산의 시작에 대한 전설이다.

킹가 공주는 헝가리의 공주였는데, 폴란드의 왕자와 결혼을 하기 위해 폴란드로 온다.
이 때 결혼지참금으로 헝가리의 소금광산을 일부 얻었다고 하는데, 자신의 약혼 반지를 이 소금광산으로 던져버린다.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로 가는 도중에 비엘리치카에서 킹가 공주는 우물을 파보라고 했고, 여기서 물 대신 암염이 나왔다.

그리고 그 암염 속에 킹가 공주의 약혼 반지가 발견됐다.

는 이야긴데... 그래서 킹가 공주는 소금 광산의 수호천사쯤으로 여겨진다고...
하지만...

▲ 내가 바로 킹가공주~


바로 이 분이 킹가 공주 되시겠다.
공주님, 왠지 소금 잘 캐실 것 같아요.
아... 아니에요. 미안.

▲ 이건 암염을 녹이기 위해 불을 피우는 걸 재현해 놓은 모습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은 길이가 300km 가 넘고 소금을 다 캐고 남은 방이 3,000 개 쯤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 좀 특별하고 재미있는 20 여개의 방만 일반에 공개 중이다.
그런데 이걸 다 돌아보려면 2시간 ~ 3시간 걸리니...
그리고 그게 겨우 1% 니...
도대체 이 사람들은 여기다 무슨 짓을 했나 싶다.

▲ 이런 조각품들은 모두 광부들의 작품


각 방에는 암염으로 만든 조각품과, 역시 소금으로 만든 샹들리제 같은 것이 많이 있다.

▲ 아까 내려온 계단이 끝이 아니닷~!


아까 신나게 계단을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지하로 더 내려가는데,
지금은 현대식 계단을 만들어 놓은 거고, 옆으로 예전 광부들이 썼다는 가파른 계단도 보인다...지만 폰카로는 못 찍어서... 패스.

그리고 아까 그 킹가 공주를 기념하여 만든 킹가 성당이 나온다.

▲ 이 쯤되면 장난 없는 거지...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모리아 광산' 이 그냥 완전 뻥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든다. 저 샹들리제 다 소금으로 만든 거... ㄷㄷㄷ

▲ 다 암염을 조각해서 만든 것. 현대에 와서 조각한 것도 있다고...


킹가 공주 성당은 적당한 곳에서 적당히 나온다.
가이드 투어를 하면서 느낀 건데, 기승전결이 있게 잘 짰다는 기분이 든다.

▲ 꽤 높은 곳에 메달려 있는 샹들리제


킹가 공주 성당이 끝이 아니다.
꽤 높은 곳에 샹들리제를 메달아 놓고, 나무로 기둥을 쌓은 방도 나온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깊이가 9m 쯤 된다는 연못도 있다.


▲ 예전 비엘리치카 모습

▲ 이렇게 타고 위로 올라가고, 밑으로 내려가고 했단다


마지막까지 오면 계단을 약 800 개쯤 내려오게 된다고 한다.

투어의 끝에는 광산 박물관이 있고, 밖으로는 광부들이 사용하는 것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솟구쳐 오른다. 이것도 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