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 2010. 중국 :::

장성 가기 대장정, 2010.

아퀴 2010. 6. 25. 00:00
부제 : 무모한 추진력

올해 초에 중국 출장이 마무리 되어 가고 있던 시점이었다.
과제도 모두 마무리되고 그 동안 출근하던 주말 중 일요일이 비어서 만리장성을 갔다오려고 했다.

당일치기로 갔다 오려고 상당히 빡빡하게 일정을 짰었기 때문에,
아침 6시에 겨우겨우 일어나서 얼어죽을까봐 바지도 2겹으로 입고,
웃옷도 세겹으로 입고 신나게 아침을 먹으러 갔다.

의기양양하게 호텔에서 조식을 먹으러 들어갔는데,

"Oh, you are the first guest of today."
(야, 니가 오늘 첫 손님이야.)

물론 말은 저랬는데... 뉘앙스는 '너 뭥미?' 수준이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 앉아서 꿋꿋이 아침을 꾸역꾸역 드시고 있는데,
분위기가 좀 괴상하다. 
주말이라도 이 시간쯤엔 아침을 먹는 사람이 있어야 되는데...
여튼 신나게 먹고 호텔 문을 나서는 순간...
 

▲ 누...눈!!!


눈이 펑펑 왔다.
말 그대로 하늘에서 내리는 악마의 똥가루.

쯧쯧... 이러니 아침 먹는 사람이 없지... -ㅅ-

정말 심하게 와서... 고민했다.
출발을 할까 말까.
꾸역꾸역 먹은 아침밥이랑 두 겹으로 입은 내 바지를 보며 걍 출발하기로 결정.
북경 가면 그치겠지라는 심하게 낙천적인 생각으로 그냥 출발~
하지만 이 눈은 북경인근에 40년 만에 폭설...
그 다음날 한국에 60년만에 폭설... 출근 대란이 일어난 바로 그날이었다...

▲ 북경가는 일도 만만치 않다


눈은 그칠 기미가 안 보이고... 에라...

▲ 천진역


▲ 중국은 기차역도 공항 들어가듯이 짐을 검색하고 들어간다


▲ 2010년 1월 3일 星期8 이라고 쓴 게 아니라 星期日라고 쓴 거다. 일요일.

▲ 기차가 눈길을 헤치고~

▲ 기차길을 건너면~(응?)


천진과 북경사이에는 고속열차가 깔려 있어서,
30분이면 도착한다.

모닝 화장실을 한 판 다녀왔더니 어느새 도착이더란...

북경남역에 도착한다.

지하철로 장성으로 출발하는 버스가 서는 곳으로 다시 이동

▲ 북경남역 지하철역

▲ 승차권. 1회용 교통카드 같이 생겼음


버스 정류장이 있는 지하철역에서 나와봤더니...

▲ 이미 개판이다.흑흑.

▲ 저... 저곳에서 타면 되는데...


모진 풍파를 이기고 도착한 버스 정류장에는 오늘 가지 않는다는 쓸쓸한 안내글씨만...
ㅠㅠ 야 이 놈의 날씨야...
이렇게 또 만리장성 도전은 실패...

다음날 출근한 회사에서는 -ㅅ-;
폭설을 뚫고 만리장성을 도전했던 무모한 남자가 되어 있었다.
현채인과 출장자들 모두에게 소문이 났음... 흑흑...
삽질도 이 정도면 국제적...

▲ 그냥 갈 수는 없어서 천안문 인근을 돌았는데... 이건 다음 기회에...



'::: 여행 ::: > ::: 2010. 중국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진 니코호텔  (0) 2010.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