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

팔달관 타이거

아퀴 2006. 10. 27. 01:49
어원에 여러 설이 있다.
-_-; 나는 남들이 타이거라 부르지 않을 때 부터 타이거라 부르고 다녔지만...
누구에게 듣고 나서 타이거라 부른 것도 아니므로, 어원이 누군 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내가 어원이라고 확신도 못하겠다. -_-;

자 어쨌건... 내 "타이거"의 어원은...

먼 옛날 내가 군대에 있던 시절이다.
우리 내무반은 식당 뒤편에 자리잡고 있었다.
식당 뒤편에는 짬통을 모아놓는 곳이 있었는데, 바로 이 곳을 주 활동무대로 펼치는 도둑 고양이 님이 계셨다.
이름하여 그 분의 이름은 "짬 타이거"

이름에서도 위풍당당한 그 분은 기수로 내 몇 기수 위고, 병장들과 짬을 나란히 하는 분이었다.

이 분의 풍채는 그 이름에 걸맞게 일반 고양이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짬통에서 충분히 공급되는 풍성한 영양상태로 인해,
사뿐 사뿐이라는 말은 이 분앞에서는 무용지물.
터벅... 터벅... 이 아마도 가장 잘 표현한 말일 것이다.
거대한 몸집을 흐느적 거리며 식당 뒤편 짬통과 내무반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즐겁게 취식을 즐겼다.

일요일 내무반 앞에서 야구라도 좀 하려고 하면, 1루 정도의 위치에 항상 떡하니 앉아서 노려보고 있었다.
쫓아내려고 가면 벌러덩 뒤집어 져서 입을 쫙 벌리며 그라운드 자세를 취해 손도 델 수 없게 방어를 했다.
할 수 없이 가면 씩~ 웃으면서 쳐다보다...

배트를 들고 가면 터벅... 터벅... 한 걸음 한 걸음 열심히 도망 간다.

야구를 하고 있으면 다가와서 또 씩 웃는다.
그 표정과 행동은 감히 어느 축생도 못 따라할 과감함...

그렇지만, 어느 샌가 이 '짬 타이거'는 볼 수 없었다.
짬통에 빠져 죽었대나... 어쨌대나...

제대후 나는 슬림해진 짬 타이거를 팔달관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 사람에 대한 무관심함, 머리 위에서 놀고 있다는 듯한 행동. -_- 똑같다



뱀다리)) 그나저나 나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는... 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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